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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5 14:03

이런 환자, 저런 환자

조회 수 891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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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들 보다보면 가끔, 

내가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하나 싶을 때가 있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고 경제력이 다르고 의사에 대한 신뢰도, 이전의 의료기관에 대한 경험도 다르다 보니, 

어떤 분에게는 마음에 드는 의사가 되고 어떤 분에게는 몹쓸 의사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필요한 검사를 하라고 한 경우, 

어떤 분은 할 수 있는 것 좀 같이 해서 자세히 좀 봐주세요. 하는 반면, 

어떤 분은 쓸데 없는 검사를 시킨다, 1년 전에 검사한거 다 깨끗했다 하며 나를 과잉진료하는 의사로 취급하는 경우가 있는 경우가 있다. 


어떤 분은 큰 병원을 좋아하고, 어떤분은 1-2차 의료기관에서 왠만하면 해결하고 싶어한다. 


어떤 분은 위험할 수도 있는 공격적인 치료를 해서라도 삶을 연장하고자 하며, 

어떤 분은 안전하지만 소극적인 치료를 원하기도 한다. 


칭찬을 해 주면 더 열심히 하는 분이 있고 

칭찬을 해 주면, 안이해 져서 오히려 겁을 줘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분은 약에 부작용이 났을 때, 자기 체질을 탓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떤 분은 약을 처방한 의사를 탓하기도 한다. 


또 어떤 분은 수면내시경할 때 잠을 못 들어서 컴플레인을 하지만,

그 분을 만족시킬 용량을 루틴으로 쓴다면 여러사람이 위험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사람마다 다르다 보니, 이 사람에게 했던 방침을 저 사람에게 적용할 수 없음을 느끼게 된다. 

물론 의료란 기본적인 원칙과 방향이 있고, 필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환자를 최대한 설득하여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렇지만 의료는 또한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보니, 그 사람 한명 한명에게 맞춘 접근법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러나 의과대학에서 정작 "사람"을 다루는 기술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다보니

이런 부분이 항상 아쉽게 느껴진다. 


처음에는 나도 많이 당황하고 갈팡질팡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좀 경험이 생겨 

아 이분은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는 분이구나, 이분은 좀 자기의견이 강하시구나, 

아 이분은 이전에 뭔가 의료에 대한 나쁜 경험이 있으셨나보다 등등 

좀 예측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그에 맞게 어떤 분에게는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진료를, 

어떤 분에게는 나의 의무만 다하는 진료를 하게 되기도 한다(거기까지가 그분이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라서...) 


어떤 면에서는 의사 입장에서 의료는 사람에 대한 공부인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고, 

그에 따라 다양한 장단으로 춤을 출 수 있어야 겠다^^ 

  • ?
    alleni 2020.09.07 14:32
    다양한 장단에 춤을 ^^; 공감이 되네요
  • profile
    준걸 2020.10.24 17:13
    ㅠㅠ 힘든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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