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문득 환자 한 분께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케이크와 꽃, 그리고 편지를 받았다.
'원장님, 원장님께 전 무수히 많은 환자들 중 하나겠지만
제겐 다른 어떤 선생님들보다 귀하고 소중한 스승님이자 위안처입니다.
힘든 결과에 무너질 것 같았는데 원장님 덕분에 숨쉬고 삽니다.'
라는 편지 속 글이 너무나 과분했고, 나의 마음을 흔들어 깨우는 것 같았다.
마감시간 30분 전에 찾아와서 30분 내내 울다갔던 분..
치료방법과 치료율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주었지만,
환자의 심리상태 역시 무척 중요하기에
자 쉽지 않은 상황이니 마음을 굳게 먹자고, 마음을 좀 더 단단하게 먹어야 한다고,
오늘까지 울고 이제부터 울지 말라고, 웃으면서 헤쳐나가야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후로 환자의 부부관계에도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지
혹시나 자존감이 떨어지지 않는지 지켜보는 중이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강한 면이 있는 분이니 심리적인 어려움을 잘 이겨내리라 믿고 있다.
아직은 치료가 다 끝나지 않지만 치료의 과정이 좀 더 순조로울 수 있기를,
환자에게도 나에게도 귀한 시간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액자에 넣어두고 한번씩은 편지의 내용을 상기하면서
나의 마음이 무뎌지지 않게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