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과 의사이다. 근골격계에 대해서는 일반인 보다 근육 이름을 알고 있다는 정도를 더 알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동안 나는 복통을 접근할 때 거의 위나 소장, 대장, 췌장, 담도계 등을 중심으로 생각해 왔다.
그런데 최근 나에게 정형외과적인 문제 (근육 문제로 발목이 떨어지는 현상)가 생겨 정형외과에 방문하게 되었다.
40년 동안 운동을 안 하고 살아왔던 나...
게다가 항상 거의 왼쪽에 환자를 두고 청진하고 이야기 하고 진료했던 나...
그래서 근력이 너무 약해지고 골반이 틀어지고 그러한 불균형으로 인해 근긴장은 심하게 높아졌던 것이다.
도수치료를 받고,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
그런데 복근운동을 하면서 아랫배가 아프거나 psoas muscle(장요근)쪽이 땡겨오는 것이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배겉에 있는 근육과, 배 속에 있는 근육(척추와 골반을 연결하는)에 의해서 복통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내 몸으로 느끼고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어제도 오른쪽 배가 아파 온 환자가 아무리 봐도 내장 쪽은 아닌데, history taking을 해보니
근육 문제가 강력히 의심이 되었다.
참 자기 과에만 갇혀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흉통, 두통도 근골격계 문제가 많다고 들었긴 했는데
복통까지 올 수 있다는 것은, 너무 늦어 부끄럽지만, 또 새로 배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