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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한의대, 내가 입학했을 때에는 4년은 경주에서 2년은 서울캠퍼스에서 수업을 했다.
경주는 고등학교 수학여행때 불국사로 간거 말고는 가본적이 없는 곳이었는데 ^^
경주가 시골이라 그런지, 학교는 큼직 큼직. 잔디가 깔린 휴식공간이 많아서, 공간시간에, 그 잔디에 누워서, 따뜻한 봄 햇살 아래, 낮잠을 자던 시간이 정말 너무 좋았다.
고등학생때의 치열함을 마치고 나서 누리는 여유여서 더 달콤하게 느껴졌던거 같다.
갑자기 생긴 휴강. ㅎㅎㅎ 우리는 버스를 타고 보문단지 호수공원에 가기로했다.
버스를 타고 가는 길 내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빨간머리 앤에서 나오는, 그 벚꽃 길처럼,
양쪽에 벚꽃이 가득가득 피어서, 그 길이 한동안 계속 지속된다.
경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그 벚꽃길인거 같다.
호수공원에서, 오리배도 타고, 막걸리에 파전, 딸기농장에가서, 딸기주도 먹어보고, 선배들하고 같이 가면, 예전에는 딸기 고문도 했다고한다. 게임을 해서 진 사람이 딸기를 먹는건데, 2배수로 딸기 갯수가 계속 늘어나게 되서, 딸기로 토하기까지했다고. 술먹고 토하는게 낫다고 하는 선배도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딸기. 나도 딸기 고문 당하고싶었다 ㅎㅎ
한번 이 여유를 경험하면, 자꾸만 또 경험하고싶어져서,
출석을 안부르는 수업이나, 휴강이 생기면, 경주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관광도시 경주의 유혹은 참 강하다.
경주 시내 한복판에 오릉 공원이 있다. 천마총이 있는. 오릉 공원.
게다가. 경주사람들은, 아니. 우리 동국대 학생들은, 오릉공원의 개구멍을 알고있다.
개구멍으로 들어갔다가, 개구멍으로 나온다
집은 경기도여서, 경주에서 자취생활을 했다. 꿈에 그리던 자취생활 ㅎㅎ
그래서 주말에도, 선배들과, 친구들과 여기저기 많이도 놀러다녔다.
첨성대, 불국사, 좀 더 멀리는 감포 바닷가까지.
이런 자유, 여유를 한동안은 잘 누리고 살았다. ^^
하지만, 이것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니 식상해지고, 원래 가지고 있었던 이런저런 인생에 대한 고민, 한의학에 대한 고민, 나 자신에 대한 고민들은 다시금 밀려들어왔다.
어차피 죽을건데,,이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는것인지..
한의학에 대한 신비로 들어왔는데..음양, 오행, 정말, 저것만으로 이 한의학을 이해하고, 치료해 나가야하는건지..
내 안에 있는 나도 싫은 내 모습들,,단점들..어떻게 하면 변할 수 있을지...
치열한 입시전쟁후, 예과 2년동안 누렸던 달콤한 자유 속에서도, 내 마음 속 깊은 곳의 고민들은 여전히 남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