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의 일상 생활 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을 뽑으라면 단연 동아리가 아닐까 싶다. 거의 대부분의 의대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하고, 여러 개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내 친구 중에는 동아리를 4개를 한 친구도 있었는데, 전설에 의하면, 동아리를 5개까지 했던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의대생이 바쁜데 어떻게 동아리 활동을 하냐고 놀라는 사람들도 꽤 있다. 의대생의 동아리란 아이러니한 면이 많이 있다. 일반적인 동아리, 그러니까 학교 재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동아리 (일명 중앙 동아리)와는 다르게 의대 내에 소속되어 있고, 의대생을로만 구성된 학과 동아리이다. 그러다 보니 의대생에 맞도록 되어 있다. 모이는 시간도 의대생의 일과가 마치는 저녁으로 정해지고, 운동 동아리는 주말에, 공연을 하는 동아리는 방학에 활동을 많이 한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 공부에 지장은 없는가? 그것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도 학업에 지장이 가지 않는 아이들도 있는데, 머리가 좋은 것인지, 그런 아이들이 참 부럽기만 하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학업에 지장이 가는 경우도 있긴 하다. 그럼에도 동아리 활동을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동아리의 활동이 좋아서인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인맥을 쌓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의사가 되면, 대학병원에 남아서 수련을 받게 되면, 인맥이 매우 중요하다. 학생시절에 동아리 활동을 하면 자연스럽게 선배를 알게 되고, 그 선배를 통해 여러가지 정보를 얻고, 나중에 병원 생활을 할 때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나의 경우에도 병원 실습을 돌 때, 숨막히는 스케줄로 바쁘고 힘들 때, 아는 선배들이 도와 주어 어려움을 이겨낸 적이 있었다. 선배들은 또한 시험에 대한 정보, 즉 출제 경향이라든지, 기출문제라든지 그런 것들도 제공해 주고, 또한 책이나 기구 같은 것을 물려 주기도 한다. 의대는 선배의 도움 없이 생활하기에 참 어려운 면이 많은 듯 한데, 그렇기에 동아리 활동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그렇기에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시간을 빼앗겨도, 동아리 활동이 주는 유익을 위해 활동을 안 할 수 없는 것이다.
가끔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대체로 생활력이 강한 사람, 혼자서 정보를 얻고, 혼자서 판단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의대의 동아리는 그래서 대체로 친목의 분위기가 강하다. 그렇지만, 제대로 활동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다니던 학교의 모 음악 동아리는 신인가요대회에 출전하여 대상을 수상했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
동아리 활동을 가장 열심히 하는 것은 본과 2학년 전까지 이다. 본과 3학년, 4학년 때는 너무 바빠서 활동을 잘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아리 회장은 본과 2학년이 하는 경우가 많다.
가끔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탈퇴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 또한 그런 경험이 있다. 동아리 활동이 친목 위주이고, 실제로 유익한 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본인과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모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본과 3학년 때 탈퇴를 하였는데, 여러 사람들이 선후배관계가 중요한데, 아깝게 탈퇴한다고 이야기를 하였었다.
의대생에게 있어서, 시험은 매주 보지 않을 지언정, 동아리는 매주 참석하게 되니, 동아리란 참 삶과 밀접한 곳이다.
그렇기에 수 십개의 동아리 중에서 좋은 동아리를 만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그것 또한 복일 것이다.
먼저 험난한 길을 걸어가신 선배님들의 조언과 도움은 굉장한 힘이 됱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