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환자는 곧 폐경이 될꺼란 진단을 듣고 내원했다.
만 42세.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임신을 원했으나,
병원에서는 난포가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더이상의 임신시도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환자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듯했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이 절망적인 상황이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다.
이것까지만 해보고 포기하자는 마음이라고 했다.
나는 솔직하게 대답해주었다.
"지금 생리가 끊어졌고, 배란도 안되고 갱년기 증상이 시작되었네요.
너무 불리한 상황입니다. 임신이 될 가능성은 아주 아주 낮아요. "
환자는 이런 대답을 예상했던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 .. 저는 지금까지 치료하면서, 정말 불가능하다고 하는 사람도 임신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감히 누군가 임신을 할 수 없다고는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상태가 지극히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확신할 수가 없어요.
그래도 마지막으로 해볼 마음이 있다면, 그동안 제가 가진 모든 지식을 동원해서 치료해보겠습니다"
그렇게 치료를 시작했다.
A환자는 정말 적극적이었다. 한약 복용을 하고 침뜸치료를 시작하고, 한달도 안되어 갱년기 증상이 없어졌고,
생리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서 임신이 되었다. 반응이 이렇게 빠르리라곤 예상을 못했다.
환자도 놀라고 나도 놀랐다.
그런데 임신하면서부터 출혈이 곧 시작되었고 유산으로 이어졌다.
A환자는 일단 자신이 임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하여 더욱 열심히 치료 받았고,
그렇게 3개월 뒤 다시 임신을 했으나 다시 유산이 되었다.
생리를 꼬박꼬박 했기 때문에 배란과 생리를 돕는 치료는 더 이상 지속할 이유가 없어서
이제 착상력을 높여 유산을 방지하는 데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치료는 지속되어서 시작한지 일년을 넘어가고 있을 때
임신은 아직 되지 않고 있었고 환자는 지쳐서 이제 이번까지만 치료받고
그만받으려고 할 찰나에 다시 임신이되었다.
그만받으려고 할 찰나에 다시 임신이되었다. 이번에는 출혈이 없었다.
그리고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A환자는 어느날 아이의 사진을 자랑스럽게 보여주며 말했다.
"선생님, 선생님도 솔직히 제가 자랑스러우시죠?
저 정말 인간승리 맞죠? 저는 인간승리한 것 같아요"
나는 그 말에 백프로 동의했다.
정말로 인간승리라고.
그리고 A님 같은 분들 때문에,
임신이 아예 안된다고 감히 말할 수가 없는 것 같다고.
0.01프로의 가능성에도 일단 포기를 안하게 되는 것 같다고.
아기가 100일이 넘었을 때 포동포동하게 자란 아기를 만나게 될 날이 있었고,
환자는 "너를 있게 한 선생님이셔"라고 말하며 인사를 시켜주었다.
나는 조용히 감사기도를 드렸다.